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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자면서 키우세요.

Updated: Sep 20, 2019


최근 한 연구는 '낮잠'을 자는 사람들이 창의력 위주의 단어 문제를 더 잘 해결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정신과 의사이자 샌디에고 대학의 교수 사라 메드닉(Sara Mednick)은 낮잠은 꿈을 가장 생생하게 기억하는 렘(REM)수면이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는데, 렘수면은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결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낮잠을 자면 창의력이 높아진다?


실험 진행 과정은 이러하다.


아래처럼 SAT 문제와 비슷한 단어 유추 문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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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chips : salty = candy : _____                 (감자칩 : 짠 = 사탕 : _____)               -> 답은 "sweet(달콤한)"로 유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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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테스트를 마친 후, 피험자에게 90분의 휴식 시간을 주고 이후의 행동을 관찰했다. 

설계자는 실험 참여자를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우선 첫 번째 그룹은 렘수면 상태로 낮잠을 잤다(보통 취침 후 1시간 후에 렘수면이 시작된다). 다른 그룹은 렘수면이 없는 낮잠을 잤고, 마지막 그룹은 휴식을 취했지만 잠을 자지 않았다. 


[실험 참여자 분류]

첫 번째 그룹: 렘수면 포함 낮잠

두 번째 그룹: 렘수면이 없는 낮잠 

세 번째 그룹: 낮잠을 자지 않음


90분의 휴식이 끝난 후, 오후에 같은 유형의 시험을 또 보게 했다. 이번에는 참가자에게 단어 하나를 주고, 이와 관련 없어 보이는 단어 세 개와 어떻게 연관지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예를 들면, 'Cookie(쿠키)', 'Heart(하트)', '16'이 주어졌을 때, 'Sweet(달콤한)'를 답으로 꼽는 식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유추하는 방식이 같았기 때문에, 두 번째로 본 테스트도 오전에 봤던 테스트의 유형과 비슷했다. 

(*** 16은 영화 '달콤한 열여섯(Sweet Sixteen)'과 연관됨)


오전의 테스트와 오후의 테스트에서, 렘수면 낮잠을 잔 피험자의 성과는 40% 정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렘수면이 없는 낮잠을 잔 그룹과 낮잠을 자지 않고 휴식을 취한 그룹에서의 성과는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메드닉 교수는 실험이 단순 암기 능력 테스트가 아니라 "그 단어를 다른 맥락에서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이였음을 강조했다. 단어를 바탕으로 맥락을 연상하는 창의력 문제인 것이다.



(렘수면이 있는) 낮잠은 창의력 사고의 핵심이 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만약 뇌가 이메일 박스라면, 낮잠은 받은 메일함을 비우는 방법이다"


수면 중에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분인 '해마(hippocampus)'의 단기 저장고에 있는 정보가 신피질(Neocortex)의 장기 데이터베이스로 이동한다. 이 과정은 뇌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 지도자 매튜 워커(Matthew Walker)는 "학습 후에 자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 전에 잠을 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며, "잠은 뇌를 스펀지처럼 만들어 새로운 정보를 흡수할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충분히 수면을 취함으로써 학습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동료들과 관련 연구를 진행했는데, 39명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사실 기반 학습(fact-based learning)'과 관련된 몇 가지 일을 수행해달라고 부탁했다. 앞선 실험과 비슷하게 한 그룹은 다른 그룹이 깨어 있는 동안 90분 정도 낮잠을 자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후, 두 그룹은 새로운 작업에 착수했는데 낮잠을 잔 그룹에 비해 낮잠을 자지 않은 그룹이 훨씬 나쁜 성적을 냈다는 것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낮잠을 잔 두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했더니 렘수면 구간에 진입할 때 그들의 '고속 기억 장치(Cache)'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렘수면을 통해 단기 저장고에 있던 정보가 장기 데이터베이스로 이동하여 기억의 공간을 넓혀준 것이다.


실험은 학습에 있어서 낮잠의 중요성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왜 우리가 렘수면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설명해준다. 실제로 우리는 렘수면에서 수면 시간의 절반을 쓴다. 


렘수면은 복합적인 사고, 이를테면 이전에 학습한 사실들 사이에서 연관성을 발견하는 것과 같은 고차원적인 생각에 매우 중요하다고 연구는 밝혔다. 이는 모르는 정보를 취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창조적인 사고 행위를 말하는데, 단어와 맥락을 파악하는 앞선 실험처럼 창의성을 위해서는 렘수면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구체적인 근거를 더해준다.      


우리의 뇌가 이메일 박스처럼 들어오는 이메일(정보)을 받아 들인다면, 낮잠이라는 행위를 통해 (정보의) 저장 공간을 확보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꿈을 많이 꾸는 사람이 창의력이 높을까?


수면 주기를 설명한 그래프(출처: https://www.catalystathletics.com)

일전에 렘수면 기상법을 통해 수면 주기를 설명했던 적이 있다. 8시간을 잘 때, 렘수면은 일반적으로 수면 2시간, 4시간, 5시간, 6시간 이후에 발생한다. 


수면의 첫 구간인 비렘수면 단계에서 새로운 기억이 저장되고 쓸모없는 기억이 비워지는 이른바 '뇌의 청소'가 시작된다. 두 번째 구간인 렘수면 단계에서는 뇌가 새롭게 형성된 기억들을 랜덤으로 충돌시키며, 연관없어 보이는 생각들을 연결해준다. 기존 지식과 경험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만약 이 구간에서 깨어나면, 이질적이고 괴상한 꿈을 꾸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충돌 과정을 통해 인간의 뇌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일반화를 하며, 깨어 있을 때는 하지 않을 방식으로 중요한 개념을 생성해낸다. 서로 다른 경험을 조합하여 새로운 개념의 창조자가 되는 것이다.     


UC 버클리 대학의 한 실험에 따르면, 동일한 문제를 두고 깨어 있는 상태보다 렘수면 상태에서의 뇌가 문제 해결력이 15-35% 더 좋다는 연구를 내놓았다.  

렘수면 상태에서 꿈을 꾼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때, (근거는 더 필요하지만) 꿈이 창의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겠다.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번갈아 나타나는 충분한 수면이 창의력에 좋다는 의견도 있다.

"비렘수면과 렘수면의 반복이 창의력의 핵심이다"


한편,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반복되는 충분한 수면이 창의력 향상의 핵심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독일 출생의 미국 약리학자 오토 뢰비(Otto Loewi)는 신경 전달 물질을 교환함으로써 세포가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잠을 자다 일어나서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적어내려 갔고, 이를 바탕으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1세기가 지난 후, '충분한 수면이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되었다. 


카디프 대학의 페니 루이스(Penny Lewis)는 오토 뢰비의 발견을 바탕으로 수면과 창의성이 연관되어 있다는 새로운 가설을 설명했다.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문제를 풀수 있는 해결책'을 결합함으로써 창의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잠들기 시작하면서 비렘수면으로 진입하는데, 이는 수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벼운 단계와 수백만 개의 뉴런이 일제히 뿜어져나오는 '저파수면(Slow-wave Sleep, aka SWS)'이라 불리는 무거운 단계를 포함한다고 한다. 루이스는 뇌의 두 부분에 해당하는 '해마'와 '신피질' 사이의 밀접성 때문에 저파수면 시기에 뉴런 방사(fire) 현상이 특히 강해진다고 주장한다.  

해마는 뇌 중앙의 영역으로 어떠한 사건과 장소에 대한 디테일을 포착한다. 신피질은 뇌의 바깥에 위치하며, 사실과 아이디어, 개념에 대한 기억이 저장되는 부분이다. 루이스는 해마가 같은 장소에 일어난 사건이나 사건의 디테일에 관한 주제별 기억을 신피질에 주입한다고 말한다. 이는 신피질이 공통적인 주제나 개념을 추출하는 작업을 수월하게 한다.


반면, 렘수면 단계에서는 해마와 신피질의 연결을 방해하며 뉴런 사이의 연결이 더 쉽게 형성되거나 약화될 수 있는 유연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무관한 문제 사이의 유사점을 무의식적으로 찾도록 유도해준다. 신피질이 추상적인 개념과 단순한 문제 요소을 재생하는 동시에 다른 사건들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한다. 이러한 신경적 변화 때문에 다음날 잠에서 깨면 문제를 다른 방향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풀 수 없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루이스의 설명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잠부터 자자"


만약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면, 잠부터 자고 보자.


당신이 잠든 사이에 뇌는 문제를 요리조리 뜯어보고 정보를 이어 붙이면서 해결 과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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